그렇다면 심플은 여전히 유효한가?
유효하다. 여전히 심플은 유효하다. 단순함은 지금도 통한다. 이 세상은 복잡계라고 한다. 복잡한 일들 투성이란 의미다. 복잡함을 단순하게 바꾸는 힘은 '정렬'과 '버리기' 다. 두 가지가 절묘한 밸런스로 작동될 때, 비로소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렬은 쉽게 리스트업이다. 복잡한 일들로 가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위에서부터 적는다. 적다 보면 안다. 몇 개 외에는 하지 않아도 대세에 지장이 없음을.
대세에 지장이 없는 건 과감히 삭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을 추려서 실행하다 보면, 복잡함으로 가득한 머릿속이 한결 가벼워진다. 반문할 수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게, 일개 개인의 하루, 주간 일정을 조정하는 것과 같을 수 있는가?라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이 부분인데, 회사는 경영한다고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경영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이 제대로 경영되지 않는다면, 작은 편의점 하나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내 인생이 먼저 단순하게 변해야 한다. 단순함에 길들여져야 한다. 습관적으로 단순함이 나타나야 한다.
매일을 기록해보라!
하루를 시작하기 앞서, 하루를 '정렬' 시키고, 과감히 '버리기'를 해보라. 명확한 하루가 시작된다.
정렬시키고 버려라
버릴 때 자유함을 얻는다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버리기였다. B급 인재를 버렸다. 잡스의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되었지만 애플의 철학을 이해 못 하고, 잡스의 방향성에 거스르는 자는 과감히 해고시켰다. 그리고 B급 제품도 버렸다. 잡스가 없는 12년간 애플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데스크톱, 노트북, 프린터, PDA 등, 돈 될만한 카테고리에 제품을 끼워 넣었다. 위대한 제품으로 애플의 브랜딩을 강화하는 게 아닌, 당장 매출 상승에 초점을 맞춘 결과였다.
그러나 잡스는 과감히 버렸다. 위대한 제품을 향한 여정에만 전 직원이 몰입하도록 하였고,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되는 일도 있었는데, 이로 인해 해고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했다. 하지만 직원 중에는 프로젝트가 중단됐단 소식에 기뻐하기도 하였다. 이 말은 직원 또한 이게 얼마나 쓰레기 같은 프로젝트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여러분도 혹시나 복잡함에 눌려 있다면, 버려보라. 끌어안고 있다고 될 게 아니면 과감히 버리는 게 사는 길이고, 자유함을 얻는 길이다. 손에 모래를 꽉 쥐고 있을 때, 손안에 가득한 모래가 느껴지지만, 점점 빠져나가는 모래가 느껴질 것이다. 조금이라도 살려보겠다고 애쓰는 게 아니라, 과감히 버리고, 자유함을 얻은 손으로 이번에는 모래가 아닌 진주를 잡아보라. 모래를 버린 자유함을 얻은 손만이 진주와 같은 더 큰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
A급도 끼리끼리
잡스가 조너선 아이브(이하 ' 아이브)와 팀 쿡(이하 '팀')을 보고 느낀 게 있다.
"사물을 보는 눈이 나랑 같다"
*디터 람스에 영향을 받은 아이브는 미니멀리즘을 이해했고, 이를 자신의 디자인에 녹여내고 싶어다. 잡스는 아이브의 창조성과 감각을 단번에 알아봤고, 둘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파트너가 됐다. 아이브도 잡스를 알아봤다.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던 아이브는 퇴사를 결심했다가, 애플에 복귀한 잡스의 비전을 듣고, 다시 애플에 남기로 했으니 말이다.
*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가전회사 브라운의 디자인 부문 수장을 맡으며 쌓아온 명성은 현대의 디자인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그가 1960~70년대에 디자인한 제품들도 2000년대 제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전)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라고 하며, 때문에 애플의 디자인에서도 브라운스러운 미니멀리즘을 엿볼 수 있다(출처: 나무위키).
팀 또한 잡스와 면접에서 5분 만에 애플에 입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런 천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 뿐이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선수를 선수를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A급도 끼리끼리 논다. 잡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최고의 인재는 최고의 인재들과 일하고 싶어 합니다"
일은 살벌하게 해야 된다. 그래야 결국에는 서로가 웃을 수 있다
착한 사람 *패러독스
결론부터 말하면, 착하기만 한 사람은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타이밍을 놓치거나 미루는 경향이 있다(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경향성을 말함). 모든 사람을 아우른다는 전제를 두고 일을 하다 보니 결론적으로 두리뭉실한 결과가 나타난다.
사람은 좋은데..라고 평가를 받은 사람들은 착함을 멈추고 목표를 다시 상기해야 한다. 직장 안에서는 목표에 어떻게 다다를지 고민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다. 애플만의 문화는 잡스와 그와 함께 일하는 인재들이 함께 만들어냈다. 심플한 목표를 향한 전력 일주. 이 전력질주에 뒤쳐지거나 역할을 못하는 자들은 과감히 이탈자로 분류. 다시 재정비해서 전력질주. 끊임없이 이 과정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착한 사람은 버텨내지 못한다. 기질과 성격을 넘어서 일에 대한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다.
출근을 했으면 일을 하는 것이다.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이다. 감성터치는 나중 문제다. 일은 살벌하게 해야 된다. 그래야 결국에는 서로가 웃을 수 있다.
* 패러독스(역설, paradox, 逆說)는 언뜻 보면 일리가 있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모순 되어 있거나 잘못된 결론을 이끌거나 하는 논증이나 사고 실험 등을 일컫는다(출처: 위키백과).
이 글을 마치며
인생은 유한하다
전지전능한 신 외에 모든 생명은 유한하다. 사실 체력도, 지능도, 인내심도, 집중력도, 재력도 모든 것은 유한하고 한계가 있다. 이 유한한 인생임을 곱씹어 보면 오늘 하루가 다시 보인다. 오늘 하늘에 뜬 해가 달라 보인다. 여러분은 무엇을 향해 오늘 하루를 살고 있는가? 오늘이 명확하지 않다면 내일도 그다음 날도, 끝내는 의미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오늘부터 다시 명확한 목표로 초점을 맞추고 그 목표를 향해 전략 질주해야 한다. 심플하게, 단순하게!
사람은 바뀐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은 바뀐다. 그 소수의 사람들이 올려놓은 수만은 성공사례는 유튜브에 조금만 검색을 하면 나온다. 고통 없이 바뀌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포기하고 가지 않는다. 고통을 끌어안고 바뀌어야 한다. 내가 사는 삶이 이게 아니라고 한다면 바뀌어야 한다. 이때도 원칙은 동일하다. 내 삶을 나열해보라. 그리고 필요 없는 건 벼려라. 버림 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인생의 목표만 생각하라. 그리고 전력 질주하라.
거인의 어깨에서 뛰놀라
아이작 뉴턴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섰다'는 표현으로 겸손함을 보였다. 자신의 수많은 업적은 나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과거의 수많은 거인들, 즉 과학계의 위대한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미다. 잡스 또한 거인들의 어깨를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잡스는 창조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기존의 점들을 연결해서 재창조를 한다고 하였다.
시대가 시대를 연결하고, 예술이 예술을 연결한다. 지식은 지식을 연결하고 위대함이 위대함은 낳는다. 무엇하나 홀로 태어난 건 없다. 과거의 연결이 흐르고 흘러 내가 있고, 지금 내가 보는 사물이 있다. 그 흐름 속에서 잡스처럼 높게 점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탄 것이다. 내 삶에 점핑이 필요하다면 나만의 거인을 찾아보라. 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거인들의 삶의 태도와 지식을 흡수해보라. 어느 순간 흐름속에 몸을 맡기는 연약한 자가 아닌 한줄기 흐름을 만들어낸 시대의 점이 될 것이다.
<끝>
* 본 글은 유튜브의 스티브 잡스 인터뷰 및 [미친 듯이 심플(켄 시절 저, 문학동네)],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 저, 민음사)]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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